GURPS 무협 테스트 플레이 전자오락 이야기

GURPS 무예의 자작 서플인 GURPS 무협, 1 무림인의 기초편2 무림의 무공편 이 두 가지를 테스트하기 위해 플레이를 해 봤습니다. 라고 해도 애스디 님 혼자만이 오셔서 1:1로 플레이 했지만요. 흑흑.

시나리오 구성은 이렇습니다. 

"환관 민후의 전횡으로 어지러워진 조정. 충신 유겸은 황제에게 정사를 살펴달라는 상소를 올린다. 하지만 황제에게 향하는 모든 문서는 환관 민후를 거치고, 유겸의 상소는 민후에게 발각된다. 분노한 민후는 동창의 무사들을 풀어, 유겸의 목을 가져오라 명령한다. 강호의 협사들은 유겸과 그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강남의 용문현으로 향하는데..."

무당파 속가 출신의 협객 매헌은 유겸의 편지를 받고, 당장 유겸을 돕기 위해 짐을 꾸립니다. 하지만 대도의 고수인 마비황은 매헌이 먹물을 도우러 갔다가 동창에게 죽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한 차례 비무를 통해 마비황의 항복을 받아냅니다.

유겸이 은신한 용문현에는 이미 관병이 쫙 깔려 있습니다. 무기를 소지한 무림인은 여지 없이 혹독한 검문을 받습니다. 매헌은 다른 무림인이 검문을 받고 소란을 피우는 사이, 몰래몰래 빠져나가는 데 성공합니다. 

용문현은 강남의 도시답게, 수운이 발달해 있습니다. 운하가 여기저기 깔려 있어서 왠만한 집은 거의 다 나룻배로 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매헌은 그냥 구비구비 길을 걸어가면서 주위를 살피려고 합니다. 하지만 매헌은, 자신은 칼잡이이지 밀정이 아니라는 것만 깨달았습니다. 거지들의 시선만 끌었거든요. 동전을 몇 푼 주어주고 나서야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매헌은 은신처인 용음객잔에서 비문을 교환한 다음 안으로 들어갑니다. 친구 유겸은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는지 볼이 홀쭉해진 상태였습니다. 와줘서 반갑다고 술을 대접하는데, 문인이 잘 하지도 못하는 술을 무림인처럼 마시니 바로 뻗게 되죠. 그래서 자기 딸인 유향이 어떠냐, 자네라면 믿고 맏길 수 있겠다는 소리까지 합니다. 문제는 유향이 나이는 열댓. 매헌의 나이는 이립(30) 이상. 진짜 딸 뻘.

유향은 가친이 뭔가 말을 했는가, 싶어서 물어보지만 매헌은 말을 돌리고, 걱정하지 말라며 다독입니다. 매헌은 대인인지라 딸 뻘인 여자애에게 접근하질 않습니다. 오히려 유향이, 매헌의 촌부 변장이 잘 안되었다고 방으로 끌고 가서 분칠을 해주죠.

밤이 되었습니다. 아무 일도 없다면 유겸 일가는 나룻배를 통해 동정호의 작은 어촌으로 피난을 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떻게 알아차렸는지, 관병들이 우르르 이쪽으로 몰려옵니다. 하지만 그게 위험한 게 아닙니다. 사뿐, 사뿐, 기왓지붕을 풀잎과 같이 헤치며 달려오는 발소리가 있습니다. 동창의 첩형. 무림 고수라 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살수들.

하지만 매헌은, 무당파의 고수입니다. 동창의 위세를 믿고 지껄이는 첩형 하나를 베고, 상대의 단도를 피한 다음, 집과 집 사이를 뛰어넘은 다른 첩형 하나도 벱니다. 순식간에 동료 둘이 죽자, 남은 첩형은 이를 악물더니 동귀어진의 술수인 일탄관철을 펼칩니다. 한 번의 발길질로 1장 반을 뛰어 가슴을 노렸지만, 매헌의 송문검은 태극 그림을 그리며 공격을 흘리고는 가슴을 벱니다.

단 3초.

3초 만에 고수 셋을 벤 매헌은 여유 있게 나룻배로 옮겨 탑니다. 비명 소리에 겁 먹은 유향을 위로하며, 피 한 방울 안 묻은 무명옷을 과시합니다. 별 문제 없이 현을 나서는가 했는데, 칠척 반이 넘는 큰 봉을 든 마른 체구의 늙은이가 다리 위에 서 있습니다. 고수라는 것을 직감한 매헌은 검을 빼고 이 장을 뛰어 올라 다리 위에 섭니다.

노인의 이름은 이종구. 구절편을 아홉 가지 방법으로 쓴다는 구룡편법의 달인으로, 한 때는 교룡일조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10년 전에 소식이 끊겼는데, 동창의 수하로 나타난 것입니다. 타고난 무인이라는 평 답게, 이종구는 "3초는 양보할 수 없지만, 1초는 양보해 주겠다"며 예의를 차립니다. 

매헌은 처음에는 매섭게 몰아치지만, 이종구의 구절편의 기묘한 운용에 순식간에 밀립니다. 한 번은 구절편으로 칼을 휘감아 빼앗고, 다른 한 번은 봉으로 치고 들어오더니 구절편으로 변해 등 뒤를 노렸습니다. 그렇다고 접근해도 왼손의 육장으로 맞받아쳤습니다. 

하지만 매헌의 검이 구절편에 감기는 순간, 그리고 검이 태극양의 문양을 그리는 순간, 무당파의 장기인 사량발천근의 수법이 펼쳐졌습니다. 칠척 반의 구절편이 사 척이 안 되는 칼에 이끌려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이종구의 항복을 받아낸 매헌은 칼을 집어넣고, 저 만치 떨어진 나룻배를 향해 몸을 날렸습니다. 저 하늘에 걸린 초승달이 매헌과 유겸, 유향을 비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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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테스트 플레이를 해 봤는데, 전투 쪽에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잡어들 하나하나 HP까지 신경쓰면서 플레이를 하니 자동적으로 전투가 느려질 수밖에 없죠. 흑흑.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한 대 맞으면 죽는다!"로 하니 1:3으로 해도 20분이면 끝. 보스인 이종구도 HP가 다 떨어질 때까지 죽기살기로 하지 않고, 더 이상 이길 수 없을 거 같은,무장해제 지점에서 패배를 인정하니 1시간이면 끝났습니다. 분발이나 여러 테크닉을 쓰니 좀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그리 많이 걸리진 않았습니다. 

매헌을 맡은 애스디님은 적당한 때에 분발과 다른 비사실적 기능을 쓰면서 고수의 능력을 보여줬고, 무협풍의 RP에도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캐릭터 템플릿 면에서는 약간 아쉬움이 남았다고 하더군요.

GURPS 무협은 아직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꾸준히 관심 가져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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