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RPS 무협 자료 끼적이는 이야기

>>활인검

 

활인검이라는 이름은 널리 퍼져 있지만, 그 개념은 상당히 모호합니다. ‘불살의 검’, ‘상대를 살리기 위한 검’, ‘올바른 일을 위하여 쓰는 검’, 혹은 ‘상대방의 움직임을 보고 싸우는 것’ 등이 혼용됩니다. 아예 칼을 들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고매한 인격을 보여줘서 이기는 것이 활인검의 극의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런 모호함 때문에 활인검은 동양의 신비주의적 발언이라고 비판을 받으며, “검은 흉기, 검술은 살인술”이라 단정 짓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몸을 지키는 칼을 쓰는 방법’이나 ‘칼을 사용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가르침은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양의 검사인 조지 실버는 레이피어 검술은 공격의 예술이지 방어의 예술이 아니므로 쓰레기라고 비판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서양의 검사인 한코 되브링어는 “그대의 기예를 위급할 때에만 정당한 방법으로 쓸 지어다. 멍청한 일에 사용하지 말 것이다. 그리하면 그대는 언제나 성공할 것이니, 왜냐하면 검사는 훌륭하고 올바른 자이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러한 말이 나오는 것은, 실전이란 건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열 번 싸워서 아홉 번 이길 수 있는 검사가 있다고 해도, 그것을 뒤집어 보면 열 번 싸우면 한 번은 진다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그 한 번의 패배가 곧 죽음일 수도 있습니다. 자기 몸을 돌보지 않는 칼을 배우고, 그 칼을 휘둘러 상처뿐인 승리를 이루었다고 해도 그 상처 때문에 병을 앓다 죽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활인검이란 거창한 정신 수양이나 인격 도야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검을 배웠다고 그 힘을 뽐내어 다른 사람을 핍박하지 말고, 싸울 때에는 무작정 달려들지 않습니다. 그러면 쓸데없이 원한을 사서 등을 찔릴 염려가 적어지고, 상대방의 약점을 살펴 공격하면 자기 몸을 지키며 이길 수 있습니다.

 

>>선종

 

중국의 토착 종파입니다. 선종의 주요한 이념은 경선선불로, 본성이 즉 부처니 자기를 바로 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깨우침은 노장사상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인도에서 전해진 불경을 부정하는 면이 있습니다. 선종은 명상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임제종이 주창하는 간화선은 특정한 화두를 놓고 고뇌하다가 깨우치는 것입니다.

 

>>철권방

 

양주 일대의 염상들이 만든 방호입니다. 소금은 국가가 독점적으로 생산하여 특정 상인에게 판매권을 넘겨주는 물품입니다. 국가는 이러한 전매로 막대한 수익을 거뒀고, 상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소금의 판매가가 매수가의 10배에서 100배는 된다는 말이 떠돌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돈이 되는 사업이니 몰래 소금을 제조하거나, 몰래 내다 파는 상인이 생기는 게 당연했습니다. 밀염상들은 공권력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자체적인 무력을 갖추었고, 때로는 새로운 상권을 개척하기보다 다른 상인의 상권을 차지하려 했습니다. 몇 차례의 항쟁 결과 양주 일대의 소금을 장악한 것이 철권방입니다.

 

철권방의 가장 큰 특징은 실용주의입니다. 철권방은 상인의 보표 조직에서 출발했고, 특별한 무림의 전통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거기다 철권방을 무너뜨리고 그 상권을 차지하려는 흑도 방파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래서 철권방은 방에 충성을 바치고 실력이 있는 자라면 누구든지 환영합니다. 그래서 악명 높은 마두나, 누명을 쓴 도망자들이 종종 방의 문을 두드리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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